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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갱스 오브 넷플릭스


넷플릭스가 최근 대규모로 라이브러리 업데이트를 실시했습니다. 그래비티나 반지의 제왕, 배트맨, 퍼시픽 림, 그린랜턴같은 블록버스터 대작부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같은 클래식 무비에 이르기까지, "볼 게 없다."는 지적을 의식한 건지 일주일만에 총 라이브러리가 무려 13.6% 증가했군요.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올라왔지만 제 눈길을 가장 먼저 끈 것은 바로 "갱"영화들이었습니다.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모던 클래식 "대부" 이래로 잔혹하고도 흥미로운 갱스터의 세계는 많은 영화팬들을 매혹해왔었죠. "넷플릭스"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카드명세서에 올리게 된 기념으로 넷플릭스에 올라온 갱스터 무비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마틴 스코시지 감독의 2002년작입니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캐머런 디아즈, 리암 니슨이라니, 얼마나 사치스러운 캐스팅입니까? 19세기 중반 뉴욕과 워싱턴을 배경으로 토착 갱스터와 아이리쉬 갱스터의 분쟁을 호화로운 화면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지금은 세계의 수도가 되어버린 뉴욕이지만 영화 속에 그려진 150년 전의 뉴욕은 야만적인 폭력이 가득한 곳입니다. 토착민 갱스터의 수장인 도살자"빌"(다니엘 데이 루이스)에게 아버지를 잃은 암스테르담(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복수극을 큰 줄기로 영화는 혼란스럽던 당시의 미국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복수극을 이민자들 사이의 갈등이나 계급간의 갈등같은 큰 주제와 뉴욕 징병 폭동이라는 역사적 사실과 함께 엮어내느라 조금 산만하다는 평을 받기도했지만 마치 전근대시대처럼 날붙이와 둔기를 휘두르며 벌이는 갱들의 전투장면이나 다니엘 데이 루이스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의 멋진 연기는 충분히 즐길만 합니다. 






마피아 영화의 시금석이자 정석!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의 불후의 명작입니다. 이탈리아계 이민자인 콜레오네 가문을 중심으로 100여년에 걸친 폭력의 역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대부의 가장 큰 주제는 바로 "가족"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시리즈 전체의 주인공이라 볼수 있는 마이클(알 파치노)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지만 "가부장적 가족"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가족을 모두 잃고 맙니다. 혈연으로 묶인 가족이건, "패밀리"로 부르는 유사가족이건 말이지요. 원작인 마리오 푸조의 소설이 워낙 방대해서인지 인물들의 관계나 사건의 흐름이 한 눈에 파악하기 쉽지만은 않습니다. 역시 고전은 곱씹어서 보아야 제 맛을 아는 법이겠죠. 두번 본다고 돈 더드는 거 아니니까 얼마나 좋습니까? 니노 로타가 작곡한 전설적인 테마음악과 함께 말론 브랜도, 알 파치노, 로버트 드 니로 등의 명연기가 시대를 초월한 이 고전을 더욱 빛내주고 있습니다. 







대부를 통해 마피아를 "패밀리"로 부르는 전통이 확립된 이후, 많은 갱스터 영화들은 그 유사가족의 허울을 벗기는데 집중해왔습니다. "좋은 친구들"은 그러한 문제의식이 가장 투철한 작품 중 하나가 아닐까합니다. 반어적인 제목과는 달리 영화 속의 마피아 패거리들은 "좋은 친구들"이 아닙니다. 그저 탐욕과 이기심만 가득한 양아치 패거리일 뿐이지요. 마피아를 나름 우아하게 묘사했던 대부와는 달리 "좋은 친구들"은 마피아의 비열하고 잔혹한 면모에 집중합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각본이 설득력을 더하고 있고요. 로버트 드 니로, 레이 리오타, 조 페시 등이 열연하고 있습니다. 로레인 브라코를 비롯해 상당수의 출연진이 "소프라노스"에도 등장합니다. "마피아 단골배우"들을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하죠.





위에서 소개한 영화들과는 달리 LA 컨피덴셜은 형사들이 주인공인 전통적인 형태의 범죄극입니다. 50년대 화려한 로스엔젤레스에서 전혀 상반된 성격의 세 형사, 잭 빈센스, 버드 화이트, 에드 엑슬리가 커다란 음모에 휩쓸리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는 40년대의 고전 느와르를 연상케 하는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타락한 베테랑, 의욕과잉의 모범생, 주먹이 앞서는 열혈남 그리고 팜므 파탈 등등이요. 하지만 이렇게 전형적으로 배치된 캐릭터들은 플롯이 진행되며 선입견을 배신하고 독창적으로 거듭나게 되죠. "요람을 흔드는 손"으로 유명했던 커티스 핸슨의 작품입니다. 케빈 스페이시, 러셀 크로우, 가이 피어스가 비슷한 비중으로 주연을 맡았고 킴베이싱어나 대니 드비토같은 베테랑들이 조연을 맡아 훌륭한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후에 "멘탈리스트"로 명성을 얻는 사이먼 베이커가 배우 지망생으로 출연하기했었죠. 각본, 연기, 연출 모두 흠잡을 데 없이 깔끔한 영화입니다. 






앞선 영화들하고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데가 많은 갱스터스쿼드입니다만, 오랜만에 제작된 전통적인 갱무비라는 점에서 한 번 확인해 볼만합니다. 좀비랜드로 유명한 루벤 플라이셔 감독이 40년대 말 LA를 배경으로 잔혹한 갱스터를 소탕하는 특수팀의 이야기를 멋진 화면에 담아냈습니다. 숀 펜, 에마 스톤, 라이언 고슬링, 조쉬 브롤린 등등 캐스팅도 화려합니만 평범한 각본에 묻혀 배우들이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 느낌은 있습니다. 치밀한 각본이나 입체적인 캐릭터에 지치신 분 혹은 스타일리시한 레트로 갱영화를 원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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