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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마르코 폴로

[마르코 폴로] 세계 최강의 남자-쿠빌라이 칸

NETFLIX의 한국 진출로 이제 한국의 시청자들도 쉽게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쇼들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호평을 받은 많은 쇼들도 있지만 여기선 "왕좌의 게임"급 제작비로 화제가 되었던 ​"마르코 폴로"의 인물들을 다뤄보겠습니다. 

 

[마르코 폴로]는 넷플릭스에서 현재 무료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하 본문에는 [마르코 폴로]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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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blai Khan 쿠빌라이 칸



" I will be the emperor of the world! "

"나는 세계의 황제가 될 것이다."

 

캐릭터의 기원

 

원제국의 시조이자 몽골제국의 5대 카간인 쿠빌라이 칸을 모델로 하고있습니다. 아마도 가장 역사 인물과 비슷한 캐릭터가 아닐까요? 황제의 행적은 아무래도 실제 역사에서 자유롭기가 어려우니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에서는 많은 이벤트들이 "조정"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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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제국의 시조 쿠빌라이 칸(1215-1294)

 

쿠빌라이는 평생을 초원 저편을 바라보고 산 인물입니다. 외래문화, 특히 중국문화에 대해 포용력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끊임없는 정복욕으로 대외원정에 몰두하기도 했습니다. 생애 전반을 외부와 내부의 전장에서 보냈으며 기어코 승자가 된 이후에는 몽골제국의 분열을 지켜봐야했습니다. 긴 인생 동안 언제나 누군가와 싸워야했던 인물이랄까요. 몽골제국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 세력의 정점이자 내리막의 시작이었던 시기의 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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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9년의 위엄

 

한국과는 꽤 인연이 깊은 칸입니다. 고려 왕조가 쿠빌라이에게 항복을 한 덕으로 쿠빌라이는 다른 칸들에게 "그 강하다는 고(구)려의 항복을 받은" 공을 인정 받았고 동생 아리크부카와의 승계경쟁에서 유리한 입장을 차지할 수 있었죠. 고려 충렬왕의 비인 제국공주가 쿠빌라이의 딸입니다. 줄을 잘 선 덕에 고려는 완전 복속도 면하고 나름 후한 대접을 받으며 원간섭기를 지내게 됩니다. 

 

 

 

[마르코 폴로] 시즌1 - 조련의 달인

 

몽골 제국의 최고 통치자이며 가히 세계 최강의 권력자이지만 끝없는 정복욕을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특히 1시즌은 남송 최후의 보루 샹양성(삼국지 좀 읽으신 분들은 "양양"이라는 지명이 더 익숙할 겁니다.) 공략에 제국의 존망까지 거는 집착을 보여주었죠. 드라마에서는 마르코 폴로의 트리뷰셋으로 하루아침에 성벽을 허문 뒤 백안의 무공으로 지아 시다오를 처치합니다만 실제 역사에서는 5년간 지루한 공성전 끝에 성의 수비대장 여문환의 항복을 받아내었습니다. 송의 패망의 결정타가 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요. 마르코의 운명을 결정해준 트리뷰셋은 회회포라 하여 실제 양양성과 번성을 공략하는 데 쓰이긴했습니다. 드라마는 역사적 사실에 슬쩍 마르코 폴로를 끼워 넣은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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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인이 만들었다 하여 '회회포'라 불리던 트리뷰셋​

 

쿠빌라이는 잔혹하고 엄정한 통치자인 듯하면서도 조련에 능해 점령한 지역 출신 참모를 많이 거느리고 있습니다. 마르코 폴로의 경우에도 감옥에 가두었다 풀어주었다를 반복한 끝에 그 충성심을 얻어내잖아요? 스페셜 에피소드로 공개된 [마르코 폴로:백안]을 보니 이 양반 상습범입니다. 드라마 속의 쿠빌라이 조정을 들여다보자면 실은 몽골인이 차별당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가장 신뢰하는 재상 유수프는 투르크 인이고 역시 중용하는 재무관 아흐마드는 페르시아 인이며 베네치아 상인 마르코을 총애하는 한편 한족 도교 승려 백안으로 하여금 자식까지 맡겨 교육시키잖아요. 이러니 순혈 몽골피인 아리크나 카이두가 반발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 뭐 어쨌든 쿠빌라이는 드라마에서 꽤 복잡한 인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그게 오락가락하는 각본의 탓인지 원래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요.  

 

하지만 '내 여자'에게는 따뜻한 남자

 

 

 

2시즌에서는?

 

오고타이 계의 카이두가 본격적으로 제 세력을 키우고있고 대도 캄불락 내부에서도 배신의 씨앗이 자라고 있는만큼 쿠빌라이의 괴로움은 1시즌과 비교도 안되게 심해질 것 같습니다. 

 


 

 

 

 

관련인물

 

아리크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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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서는 ​대칸의 자리를 놓고 쿠빌라이와 경쟁했던 아리크부카 

 

징기스의 4남 툴루이의 아들이며 4대 대칸인 몽케와 5대 대칸인 쿠빌라이의 동생입니다. 첫 에피소드에서부터 배신을 하는 이 몽골 순혈주의자는 마르코 폴로의 관찰력으로 그 역심이 칸에게 발각됩니다. 결국 두 세력은 전쟁에 들어가고 쿠빌라이와 1대1 맞짱을 뜬 끝에 패배하여 독수리 밥이 되고 맙니다. 

 

네 물론 실제로는 "그런 거 없다"죠. 역사 속의 아리크부카는 쿠빌라이가 대칸이 되기 전의 승계 라이벌이었습니다. 형제가 서로 대칸을 자처하고 나섰다가 1264년, 쿠빌라이에게 항복합니다. 일기토 끝에 홀로 목이 베였던 드라마와는 달리 수감되어 살던 1266년에 의심쩍은 죽음을 맞게 되고요. 그러니까 전부 마르코가 원제국에 도착하기도 전의 일이죠.

 

배역을 맡은 "발지니야민 아마르사이칸(Baljinnyamyn Amarsaikhan)"은 실제 몽골인입니다. 꽤 민족주의자인지 마르코 폴로 관련행사에 전통복장을 하고 오셨더군요. 어쩐지 가장 몽골느낌이 나는 캐릭터였습니다. 솔직히 남방계 아시안, 심지어 폴리네시안을 몽골인이랍시고 캐스팅하는 게 어색해보이는 건 사실이잖아요. 배우 풀을 생각하면 물론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닙니다만. 하긴, 쿠빌라이 역으로 백인을 캐스팅하던 불과 몇년 전까지의 그 동네 행태를 생각하면 상당히 나아진 것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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