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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제위를 위한 크리스마스 광삭, 미드 솔루션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리며 온 세상에 사랑이. 어김없이 올해도 크리스마스는 다가옵니다. 반짝이는 오색 불빛에 둘러싸여 연인과 두 손 꼭 잡고 캐롤 울려 퍼지는 거리를 거니는 크리스마스. 바로 그 날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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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런 거는 우리한테는 있을 수가 없습니다

 

하필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두고 뜨겁게 사랑했던 개똥이/말숙이한테 차이셨나요? 절박하고 허전한 마음에 몇다리 건넌 인연들과 영양가 없는 급만남을 추진하고 계신가요? No,No! 대한민국의 주류, 솔로족 제위를 위한 타임머신 솔루션이 여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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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건 더 불쌍하니까 절대 하지 말기로 약속하자


 

12월 24일 (목) 크리스마스 전야. 우리는 시간을 잊어야한다.

 

커플들이 난리법석지랄발광을 떠는 악명높은 크리스마스 이브. 우리 솔로 제위는 오늘부터 4일간 침착하고 단호하게 실외에는 일체의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이럴 때를 위해 우리는 각종 디바이스들을 사모았던 것입니다. 첫날은 의외로 힘이 들 수 있습니다. 아예 침대를 떠나지 말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마라톤 미드 감상을 통해 자아를 비우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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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다시피 이불 밖은 위험하니까요

 

 

홈랜드 (Showtime 2011- ) 한 편만 더보고 자려다 일출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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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 벌써 눈빛 좀 봐 사람 잡아먹겠네

 

무려 5시즌 60개의 에피소드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시간으로 치면 60여 시간! 한숨도 안 잔다 쳐도 이틀 반을 꼬박 실종시킬 수 있는 바로 그 작품! 첩보 미드의 새로운 지평을 연 홈랜드입니다. 아니, 8년간 이라크에 포로로 잡혀있던 병사가 생환을 했는데 그 놈이 스파이? 다음 편을 안보고는 못배기는 쫄깃쫄깃한 이야기가 일품입니다. 왕년의 타임머신 "24시"를 제작한 하워드 고든, 알렉스 간자 콤비의 공전의 화제작! 게다가 최악의 여자친구 캐리 매티슨이 주인공입니다. 연애 따위 지옥이에요. 역시 솔로가 진리라는 것을 깨닫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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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와 제로 다크 서티의 마야는 빈라덴을 추적했던 실제 요원을 모델로 했습니다.

 

냉전 시대의 레트로한 에스피오나지나 007같은 판타지 스파이물도 아닙니다. 한발짝 헛디디면 테러가 기다리고 있는 21세기의 첩보전입니다. 현실과 닮은 상황을 배경으로 있음직한 사건들을 생생하고 비교적 냉정한 시각으로 묘사합니다.

 

 

브로디는 과연 영웅인가 첩자인가

 

브로디 이후에는 접었다고요? 아닙니다. 그 뒤가 더 재밌습니다. 4,5시즌 강추! 최근의 국제정세와 밀접하게 연동하고 있어 현실감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어딘가에서 실제로 캐리가 테러를 막으려 동분서주하고 있을 것만 같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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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4에서는 "Life of Pi"의 파이 군이 나와 호랑이보다 무서운 캐리와 엮입니다

 

 

벌써 봤다고? 그렇다면!

 

디 아메리칸즈 (FX 2013- ) ​소련 고정 간첩 부부의 아메리칸 라이프


그렇다면 기왕 첩보전으로 기분냈는데 3시즌을 마무리한 "디 아메리칸즈"를 강추합니다. 이거 만만치않은 몰입감을 주는 스파이 물이거든요. 일단 설정이 확 당기는 맛이 있어요. 미국 땅에서 단란하게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는 소련 고정 간첩이야기입니다. 시대배경이 80년대 냉전기라서 전통적인 에스피오나지 분위기도 느낄 수 있는 수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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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제 반동 종간나새끼들 조져주갔어

  

 

 

12월 25일 (금) 크리스마스 당일. 고요한 밤 거룩한 블록버스터


밤새 캐리에게 시달렸으니 이제 좀 쉬고 싶습니까? 고요한 성탄,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고 싶습니까? 노노노.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말리면 지는 겁니다. 고요한 밤, 우리는 거룩한 블록버스터로 달린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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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는 블럭버스터와 함께

 

 

왕좌의 게임 (HBO 2011-  ) ​HBO의 기둥 뿌리를 흔드는 대작

 

블록버스터하면 아직까지 못 본 분이 있을까 싶지만 "왕좌의 게임"을 빼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습니다. 워킹데드같은 강적들이 몇몇 있지만 다섯번째 시즌을 마친 이 판타지의 명작은 여전히 현존 미드계의 최강 블록버스터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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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은 다 아는 기만적인 포스터

 

역시 만만치않은 50개의 에피소드. 한편 한편이 영화와 같은 퀄리티를 자랑합니다. 조지 R.R.마틴의 희대의 명작 "얼음과 불의 노래"를 원작으로 TV수준에서는 믿어지지않는 제작비를 들여 한땀한땀 정성껏 빚은 작품입니다. 회당 제작비가 한화 100억에 육박한다니 보기가 황송할 지경이에요. 왕좌의 게임 한시즌을 만들 제작비면 설국열차,마이웨이,디 워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한국 영화 제작비 1,2,3위 영화들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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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겜 한 시즌이면 이 거 세개 찍을 수 있음

 

 

남의 돈 이야기는 그만합시다. 어차피 내 돈도 아닌데. 우리에게 중요한 건 컨텐츠! 왕좌의 게임은 음악 좋고, 캐릭터 좋고, 스토리는 말해 뭐해. 중세풍 판타지를 세심하게 재현한 미술 작업도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원작자가 역사 덕후이기도 해서 비록 판타지이긴 합니다만 역사책 어디선가 본 듯한 비정한 정치게임이 작품 전체를 관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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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엔 누가 발라 모굴려질 것인가!

  

 

세계 각국의 역사를 버무려 톨킨식 판타지를 슬쩍 깔고 마틴 옹의 비정한 서술로 구워 삶아 HBO의 돈을 끼얹어 완성한 이 성찬을 거부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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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판타지라 드래곤도 나옵니다!

 

 

물론 5시즌 들어서 원작과의 분리가 심해지며 예전과 같은 전폭적인 지지는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끝내주는 쇼입니다. 특히 시즌 5의 8번째 에피소드는 마치 시즌 전체의 역량이 응축된 듯한 숨막히는 한 시간을 선사해 주었죠.  

 

 

워킹데드 안봐도 좀비는 원없이 볼 수 있습니다.

 

  

 

벌써 봤다고? 그렇다면!

  

마르코 폴로(Netflix 2014- ) 무협영화에 미쿡 사람이 나와요 

 

곧 두번째 시즌도 나옵니다
 

세계사 시간에 들어 본 이름이 블럭버스터 미드로! 넷플릭스에서 HBO스케일로 만든 역사극입니다. 왕좌의 게임보다 더 많은 제작비를 들였다는 소문도 들리더군요. 곧 두번째 시즌으로 찾아올 이 대작엔 우리가 원하는 게 모두 들어있습니다. 멋진 액션과 환상적인 미술 그리고 스케일 큰 연출. 물론 마르코 폴로는 소위 "팩션"이라 불리는 장르입니다. 사실과 창작이 섞여있죠. 실존인물 마르코 폴로부터 구라 혐의가 짙은 사람인걸요. 그 사람 허풍을 바탕으로 만든 판타지 쇼이니 짐작할만 하겠죠? 하긴 뭐 왕좌의 게임은 팩트라서 재밌는 거겠습니까? 설득력있는 멋진 구라라면 얼마든지 환영입니다. 쿠빌라이 시대의 중국을 배경으로 무협지와 같은 분위기에 어벤져스에서도 열연한 "수현"도 꽤 비중있는 조연으로 등장합니다. 한 번 확인해 볼만 하겠죠? 

 

씨름도 잘하는 수현



12월 26일 (토) 박싱데이, 선물은 셀프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고받을 애인도 친구도 없다면 스스로에게 선물을 줍시다. 크리스마스에 주말 2연타라고 슬퍼할 여유도 우리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습니다. 사랑이 하고 싶다고요? 외로움이 지겹다고요? 걱정마시라 여러분들을 위로하기 위해 달달한 미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모니터가 흐릿한 것은 무슨 연유일까요.ㅠㅠ)

 

울지마 울면 지는 거야
 

 

마이크 앤 몰리 (CBS 2010 -  )​ 날씬한 것들만 사랑하란 법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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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리사 맥카시의 러브 스토리

 

선남선녀들만 사랑을 한답니까? 최근 할리우드에서 가장 핫한 여배우 중 하나인 멜리사 맥카시의 출세작인 시트콤 마이크 앤 몰리를 소개합니다. 초등학교 교사인 몰리와 경관인 마이크가 비만모임에서 우연히 만나 커플짓을 하는 이야기입니다. 시트콤 팬이라면 익히 알고 계실 "다르마와 그렉", "두 남자와 1/2", "빅뱅이론"등을 창조한 척 로리가 총괄제작했으니 "품질은 일단 보증!"아니겠습니까? 매 회마다 재치있는 대사와 멜리사 맥카시의 공인된 코미디 연기 덕에 폭소가 끊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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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 양의 섹시 댄스 감상하고 가실게요

  

마이크와 몰리의 연애담도 재밌지만 두 연인의 가족들이 만들어내는 코미디도 꽤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몰리쪽에는 쿨한 엄마 조이스와 약간 맹하지만 착한 파티걸 여동생 빅토리아가, 마이크 쪽엔 아들에게 집착하는 퉁명스러운 엄마 페기가 있습니다. 척 로리의 시트콤에는 어쩐지 아버지는 잘 안보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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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 다른 개성의 몰리네 세 모녀

 

마이크의 파트너 칼도 살짝 약한 마이크 쪽의 코미디를 보충해줍니다. 할머니 집에 얹혀사는 감수성 예민한 변태로, 마이크와 게이 커플이라는 오해를 자주 받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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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를 위해 침대를 쇼핑중인 마이크와 칼 

 

백편도 넘는 마이크 앤 몰리를 틀어놓고 귤이나 까먹으며 별 생각없이 키들거리다보면 현실의 연애없음 따위 거뜬히 잊을 수 있습니다. 아마요. 

 

 

 

벌써 봤다고? 그렇다면!

 

맨해튼 러브 스토리 (ABC 2014-2015) 귀여운 뉴욕 남녀의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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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는 끝났지만 연애는 계속된다

 

그래도 명색이 미드 속 연애인데 잘생기고 예쁜 뉴요커 커플 정도는 봐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요? "맨해튼 러브 스토리"의 담백한 11개의 에피소드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뭐 구질구질하게 남의 연애담을 5-6시즌씩이나 보겠어요. 이걸로 충분합니다. 데이나와 피터의 독백으로 진행이 되는 이 시트콤은 구성도 이야기도 캐릭터도 모두 모두 힙하고 팬시합니다. 아주 귀여운 시트콤이에요. 두 캐릭터를 연기한 애널리 팁튼과 제이크 맥더맨은 실제 커플로 발전하기도 했더랬죠? 언제나 이해할 수 없는 이성의 속마음을 확인하고 싶은 분들께 "맨해튼 러브 스토리"를 추천합니다. (1시즌 만에 캔슬된 비운의 쇼이지만 이후에 제이크 맥더맨은 Limitless라는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낙점됩니다. 연인인 애널리도 게스트로 나오기도 했고요.)

 

 

 

12월 27일 (일) 최후의 날, 수고했다 제군들


드디어 연휴는 끝났습니다. 크리스마스는 넘겼지만 아직 우리에겐 12월31일의 조기 취침 작전과 설날의 오지라퍼 친지들 뮤트 작전이 남아있습니다. 뭐 미래의 일은 미래에 걱정합시다. 오늘은 3일간 버티느라 고생한 나 자신을 치료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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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의 시간



윌프레드 (FX 2011-2014) 프로도와 변태 개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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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견공과 그 애완 인간의 이야기


우울증에 빠진 변호사가 자살을 기도하다 실패한 뒤로 이웃집 개가 사람으로 보인다는 황당한 이야기입니다. 호주 원작을 리메이크한 4시즌 짜리 괴상한 코미디죠. 어쩌면 윌프레드는 장르를 정한다는 것 자체가 조금 무리일지도 몰라요. 토끼굴에 빠진 앨리스 같은 기분이 들었다가 마지막에는 마음이 편안해지는 특이한 쇼입니다. 반지의 제왕의 일라이저 우드가 그 불안하고 커다란 눈빛으로 우울한 라이언을 연기합니다. 호주 액센트의 요물같은 개 역할은 제작자이기도 한 제이슨 간이 호주판에 이어 미국판에도 출연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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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화나 애호가이며 호주 액센트를 가진 윌프레드는 실제일까요, 환상일까요?

 

 

에피소드마다 주제라고 할 수 있는 인용구와 함께 극이 시작합니다. 전혀 생뚱맞은 이야기들이 묘하게 돌고 돌아 마지막에는 그 인용구로 회귀하는 스턴트를 보고 나면 컬트와 악취미의 향기가 진한 코미디인데도 불구하고 기묘하게 마음이 포근해집니다. 그냥 포근하기만 하냐고요? 현실을 묘하게 비껴나가는 듯하면서도 어쩐지 설명 가능한 코미디가 꽤 좋습니다. 라이언에겐 개같은 놈인데 남들에겐 귀여운 강아지인 "윌프레드"를 만나보시죠.

 

 

본능의 노예 윌프레드 




벌써 봤다고? 그렇다면!


필라델피아는 언제나 맑음 (FX 2005 -  )​ 내 인생이 막장이라고 생각될 때 가장 좋은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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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딴 것들과 커플 할 바엔 솔로로 늙어죽는 게 나음


되는 일 하나도 없고 어쩐지 내가 세상에서 제일 못난 것 같은 때에는 "패디's 펍"에 찾아가는 게 최고의 영약입니다. 찰리, 스윗 디, 프랭크, 데니스, 맥으로 이루어진 이 5인조 패거리들의 한심한 일과를 들여다 보고나면, 나는 꽤 괜찮은 인간이라는 자부심이 무럭무럭 샘솟게 되죠. 얼핏 싸구려같아 보이는 코미디 속에 풍자와 위트가 숨어있습니다. 뭐 엄청나게 웃기다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고요. 

 

 

 

 

 

올해 크리스마스는 미드로 광속 삭제했지만 내년 ​크리스마스는 혹시 모르죠. 예쁘고 잘생긴 연인과 함께 보내게 될지도요. 뭐 아니면 어떻답니까. 세상에 재밌는 미드가 얼마나 많은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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