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타기타/리뷰리캡

[리캡] 샨나라 연대기 시리즈 프리미어

이하 본문에는 판타지 소설 "샨나라"시리즈와 그 TV판인 "샨나라 연대기"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샨나라 연대기의 배경

 

여러분과 저는 고대인입니다. '테리 브룩스'가 창조한 샨나라 연대기의 세계에서는 그래요. 우리 고대인의 문명은 핵전쟁이었던 "대전쟁(the Great Wars)" 이후에 완전히 파괴되었고 수천년이 지나, 우리의 돌연변이 후손들은 어쩌다보니 톨킨의 것과 흡사한 세계 속에 살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그렇죠 뭐. 핵폭탄으로 망했습니다. ㅠㅠ 

 

 한 때 인간이었던 우리의 DNA는 몇가지 가지로 갈려 새로운 우리의 후손들은 고대의 신화에서 따온 이름들인 '놈', '트롤', '드워프' 등으로 불리게 됩니다. 물론 비교적 온전한 형태를 유지한 '인간'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요. 마법생명체인 엘프와 악마도 있죠.

 

[오프닝 타이틀 시퀀스] 15초 경부터 고대 인간으로부터 갈라지는 계통도가 핏자국으로 그려집니다. 

 

샨다라 연대기의 배경은 "네 개의 땅"입니다. 중간계나 웨스테로스같이 판타지 세계입니다만 이 "네 개의 땅"은 조금 다른 점이 있습니다. 이곳이 수천년 전에는 미국 북서부의 시애틀 인근 지역이었거든요.​ 이 "네 개의 땅"은 4방위를 기준으로 경계가 갈려 서로 다른 우리의 후손들과 엘프가 터잡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험준한 북쪽 땅은 '트롤'과 '놈'이, 동쪽 땅에는 '드워프'와 '놈'이, 남쪽 땅에는 대체로 '인간'들이 살아가고 있어요. 그럼 엘프는 어디 사냐고요? 당연히 '서쪽' 땅입니다.


1화의 무대가 되는 "Arborlon"이 보이시나요?

 

첫장면의 '스페이스 니들'을 시작으로 이야기 중간중간 우리는 현대, 아니 고대 인간 문명의 흔적들을 볼 수 있습니다. 등장인물들은 그 "유물"의 쓰임새를 궁금해하기도 하고 무시하기도 합니다. 마치 우리가 스톤헨지나 피라미드를 대하는 것처럼요.

 

스페이스 니들은 시애틀의 랜드마크입니다. 

 


엘크리스, 악마를 봉인한 마법의 나무

 

이 '네 개의 땅'은 지금 평화롭습니다. 오래전 엘프들의 희생으로 악마들은 봉인되었고 30년 전의 "종족 전쟁"을 마지막으로 마법도 사라진 지루한 세계가 되었어요. 물론 그러면 이야기가 안되죠. 마법으로 악마들을 "포비딩"에 봉인하고 있던 "엘크리스"가 죽어가면서 "네 개의 땅"에 위기가 찾아옵니다. 봉인되었던 악마들이 하나씩 풀려나게 된 것입니다. 엘크리스가 마지막 잎새를 떨구고 완전히 죽는 순간, 최악의 악마, 타락한 고대의 드루이드, '다그다 모어'가 완전해집니다. 

 


"포비딩"에 봉인된 악마들의 대장, 다그다 모어(Dagda Mor) 입니다.

 

이 위기를 감지하고 마지막 드루이드 "알라논"이 동면에서 깨어납니다. 이 "드루이드의 잠"을 통해 알라논은 이 세계에서 수백년에 걸쳐 활약해왔습니다. 총 28권 출간된 샨나라 시리즈에서 무려 13권에 걸쳐 등장하거나 언급되는 중요 캐릭터입니다. ​알라논은 샨나라의 후손을 찾아 죽어가는 "엘크리스"를 살려내야하는 임무를 완수해야합니다. 

  

스파르타쿠스의 "크릭수스"로 유명한 "마누 베넷"이 "알라논" 역을 맡았습니다.

   

첫장면은 앰벌리 공주의 "건틀렛" 장면이었죠. 이 건틀렛은 "엘크리스 수호단" 7인을 선발하는 경주입니다. 전통적으로 남자들만 참여하는 이 경주에 앰벌리가 도전장을 냅니다. 그리고 꼼수 쓰는 나쁜 놈들을 제압하고 당당히 "엘크리스 수호단" 중 하나가 되죠. 

  

 앰벌리와 로린을 비롯한 7인의 "수호단"은 '엘크리스'를 돌보는 임무를 맡습니다. 

 

드라마 오리지널의 "건틀렛"이라 불리는 이 경주는 짐작컨데, "남자들 하는 건 나도 해"류의 여성 캐릭터를 부각시키면서 최근 영어덜트 물에 자주 등장하는 익스트림 스포츠 요소를 첨가하려던 의도로 보입니다. 근육질의 미남자들이 상의를 벗는 장면도 자연스럽게 넣을 수 있다는 건 보너스겠고요. 개인적으로는 판타지다운 원작의 설정이 훨씬 마음에 듭니다. 좀더 입체적이었던 원작의 앰벌리의 성격이 틴에이지 영화의 주인공스럽게 평범해진 점도 조금 걸리는군요. 

  

 건틀렛이란 요 꼴을 하고 숲을 가로질러 가는 경주입니다. 

 

앰벌리는 "엘크리스"와 교감하고 환영을 보게 됩니다. 악마들이 나타나 엘프들을 살육하고 자신의 손으로 애인(같은 수호단원이기도 합니다.)을 죽이는 환영이요. 엘크리스의 전설을 그저 동화정도로 치부하고 있던 젊은 엘프들에게 이런 일은 꽤 충격적인 것입니다. 그들의 상식으로는 마법이 존재할 리 없거든요. 그래서 뾰족귀를 한 주제에 "마법이 존재했잖아!"하고 충격받는 어색한 장면이 심심치않게 나옵니다. 환영을 피해 혹은 그 의미를 알기 위해 앰벌리는 "윙 호브"로 떠납니다. 

 

환영은 거짓이 아니었죠. 앰벌리가 환영에서 도피한 사이 악마가 아볼론(엘프 왕국의 수도입니다.)에 침투해 수호단을 모두 살해하고 맙니다. "수호단을 죽이면 엘크리스도 죽는다."가 악마들이 수행할 퀘스트의 요점입니다. 

  

 성역에 안치된 엘크리스 수호단 6명의 시신​ 

 

   

근데 샨나라가 뭐야?

 

샨나라 연대기라더니 샨나라는 대체 뭘까요? 이번 tv시리즈는 샨나라 시리즈의 두번째 책인 "샨나라의 엘프스톤"을 기초로 하고있습니다. 무려 1983년에 나온 책이에요. 첫번째 책이 바로 앞서 언급했던 30년전의 "종족전쟁"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샨나라의 검(1977)"은 '셰이 옴스포드'라는 하프엘프와 그 의형제인 '플릭 옴스포드'의 모험담입니다. 여러분이 샨나라 연대기에서 만날 "윌 옴스포드"가 바로 이 '셰이'의 아들이죠.(원작에서는 손자였습니다.) 

  

윌의 삼촌 플릭도 원작의 1권에서는 꽤 활약 하셨던 분입니다.  

  

그러니까 샨나라는요? 네 고대의 엘프왕이었던 핏줄입니다. 극중에서는 이븐타인의 아들 아리온의 입을 빌려 잠시 언급되기도 했던 "제를 샨나라"같은 위대한 영웅의 핏줄입니다. 마법이 가득한 혈통이죠. 그 마지막 혈통이 셰이였고 또 그 외아들이 "윌 옴스포드"입니다.  

 

 요약하자면 얘가 마법 마스터 "샨나라"라는 뜻입니다. 

 

윌은 인간인 어머니와 엘프인 아버지(원작에서 하프엘프였던 '셰이'는 완전한 엘프혈통으로 변경된 듯합니다.) 사이에서 태어난 하프엘프입니다. 어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윌은 평생 살아온 "셰이디 베일'을 떠나 치유 기술로 유명한 '놈(gnome)'들이 살고 있는 '스털록'으로 떠납니다.​ 어머니는 임종 직전에 아버지의 유품인 "엘프스톤"을 윌에게 건네며 "그 드루이드"를 찾아가라 유언을 남깁니다. 


 

그 드루이드는 물론 윌의 아버지와 함께 모험했던 "알라논"을 말합니다.

 

순진한 시골총각인 윌은 겁도없이 나선 모험의 초장에 "트롤"과 "로버"를 만납니다. "트롤"은 방사능으로 DNA가 뒤틀린 우리의 먼 후손입니다. "로버"는 "집시"처럼 떠돌며 도둑질이나 용병으로 살아가는 무리이고요. 

 

또 다른 주인공 "에레트리아"가 바로 "로버"입니다. 

 

"트롤"에게 습격을 받은 윌은 "로버" 처녀 "에레트리아" 덕에 목숨을 건지기는 했습니다만 그 댓가로 "엘프스톤"을 포함한 소지품을 털리게 됩니다. 퀘스트 필수 아이템을 털린 윌은 곧 알라논을 만나 잔소리를 듣게 됩니다. 

 

    

파티를 꾸려 퀘스트를 떠나자

 

한편 "알라논"은 엘프 왕 "이븐타인"을 만나고 엘크리스의 위기를 확인합니다. 양위를 한해 앞두고 있는 이 늙은 왕은 젊은시절에 알라논과 함께 종족전쟁을 치렀습니다. 따라서 마법을 미신 취급하는 젊은 세자 "아리온"과는 달리 알라논의 출현을 불길한 전조로 확신하고 있죠. 

 

 왕세자 아리온은 마법같은 미신은 믿지 않는 분입니다. 

 

엘크리스를 소생시킬 방법을 찾기위해 알라논은 일단 "샨나라"의 후손을 찾기로 합니다. 삼촌 "플릭"의 마음을 읽어 윌을 추적한 알라논은 한심하게 로버에게 당해 말 그대로 "홀딱" 털린 샨나라의 마지막 혈통과 마침내 조우합니다. 

  

  수십년만에 만난 "샨나라"가 이런 애송이라니 

 

둘은 폐허가 된 "파라노어"에 위치한 드루이드의 성채를 찾아갑니다. 거기서 "드루이드의 고서"를 통해 엘크리스를 구할 방법을 알게되죠.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엘크리스 수호단"입니다. 네, 포비딩에서 풀려난 악마의 왕 "다그다 모어"가 완전한 부활을 위해 죽여야 하는 것도 "엘크리스 수호단"이었죠. 그 수호단이 딱 한명 남았습니다. 바로 가출한 엘프 공주 "앰벌리"입니다. "아볼론"으로 돌아가 "수호단"이 전멸한 것을 확인한 윌과 알라논은 마지막 희망인 "앰벌리"를 지키기 위해 "윙 호브"로 떠납니다. 

 

 폐허가 된 드루이드의 성채를 찾아간 알라논과 윌 

 

터프한 "로버" 아가씨 이야기를 잊고 있었군요. "에레트리아"는 첫 "원정"에서 얻은 전리품들을 어이없게도 금수저 공주님에게 털리고 맙니다. 멍청한 윌에게 훔친 엘프스톤은 보전했지만요. 

  

 어차피 금수저가 이기는 더러운 세상 

 

에레트리아는 귀환 길에 다른 로버의 습격을 받습니다. 그녀가 속한 로버 패밀리의 대장인 "체팔로"가 에레트리아가 도주한 줄 알고 그녀의 목에 현상금을 걸었거든요. 탈주했다는 오해는 풀렸지만, 체팔로는 에레트리아가 전리품을 엘프에게 다 털렸다는 사실을 알고 격분합니다. 손해를 만회하려면 에레트리아를 어딘가 늙은이에게 팔아치울 수 밖에 없죠. 다급한 에레트리아는 윌에게 훔쳤던 엘프스톤을 체팔로에게 보여줍니다.

 

아유 이쁜 것, 요 거 어디서 났는지 상세히 말해보렴​ 

 

갑자기 기분이 좋아진 체팔로는 엘프스톤을 얻은 경위를 설명해달라며 껄껄 웃습니다. ​체팔로는 엘프스톤의 원주인이 '셰이디 베일' 출신의 하프엘프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엘프스톤의 가치를 알아챕니다. ​윌의 아버지와 엘프스톤에 대한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어본 모양이군요. 아니면 샨나라 1권을 읽었거나요.:-) 체팔로는 엘프스톤의 마법을 이용하기 위해 그 혼혈을 찾아오라​ 명령합니다. 에레트리아는 그 댓가로 자신의 자유를 요구하고요. 자 이제 에레트리아는 다시 한 번 멍청한 잡종 엘프를 만나야합니다.   

  

 

나쁜 놈, 착한 놈 모두 "윙 호브"로

 

엘크리스의 잎새가 하나 더 떨어지고 날개달린 악마 "퓨리"가 풀려납니다. 성에 잠입한 "체인질링"을 통해 앰벌리의 소재를 알아낸 악마들의 왕, "다그다 모어"는 "퓨리"를 "윙 호브"로 보냅니다. 

  

앰벌리가 환영에서 보고 그려놓은 악마가 바로 "퓨리" 입니다.  

 

윌과 알라논 역시 "윙 호브"로 향해 알라논의 30년전 연인이자 앰벌리의 고모 할머니인 "파이리아"를 만나고요. 알라논과의 금지된 사랑 탓에 스스로를 유폐한 이 엘프 노파는 앰벌리와 몰래 서신을 주고 받으며 앰벌리에게 마법 이야기를 해주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앰벌리가 환영에 대한 해답을 구하기 위해 파이리아를 찾아온 것이죠. 마지막 파티 멤버인 에레트리아는 아마 다른 경로에서 이들과 만나게 될 것 같습니다. 

 

윌은 과연 공주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판타지 미드 "레전드 오브 시커"를 기억하시는 분 계신가요?  샨나라 연대기는 "반지의 제왕"과 "레전드 오브 시커" 사이 어디엔가 있는 미드입니다.​ 원작이야 반지의 제왕에 가까운 이야기라 볼 수 있겠지만 TV화된 샨나라 연대기는 '레전드 오브 시커'에 조금 더 가깝게 보입니다. 저도 이것저것 불평거리가 없는 건 아닙니다만 사실 TV로 이 정도 시각적 완성도의 판타지 드라마를 보는 건 자주 있는 일이 아니에요. 다만 편집의 문제인지 각본의 문제인지는 몰라도 조금 진부하게 하이틴 물로 조정된 플롯과 캐릭터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연속 방영된 1화와 2화는 꽤 긴장감 있는 클리프 행어로 끝났습니다. 윌과 앰벌리는 어떻게 이 무시무시한 괴물을 물리칠지 3화가 기대되는군요.




이 글은 http://tailorcontents.com/ 에도 함께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