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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TFLIX Diary] 베터 콜 사울 Better Call Saul




2016년 2월 24일 날씨, 맑음

Dear Diary, 순자께서는 人之性惡 其善者僞也(인지성악 기선자위야), 즉 인간의 본성은 악하며 그 선행은 인위적인 것이라고 하셨지. 엣헴. 정말 순자의 말대로 인간은 원래 악한 존재일까, 아니면 선한 존재일까? 이 논쟁은 실은 아무 의미없는 것일지도 몰라. 어차피 선악의 개념과 그 경계는 문명과 함께 탄생해 끊임없이 변화해온 것 아니겠니? "자연상태"의 인간의 본성에 인위로 금을 그어 나누어놓은 것이 선과 악이거늘, 이쪽이 원래인지 저쪽이 원래인지 따져봐야 소용없는 거라는 소리지. 본성이 뭔지 따지는 것보다는 "그래서 너는 어느 쪽으로 갈 건데?"가 진짜 중요한 질문이야.

지미 맥길은 어떻게 사울 굿맨이 되었나?

 뭔 소리를 하려고 개똥철학을 떠벌이냐고? ㅋㅋ 뭔소리겠니 미드 얘기지. "베터 콜 사울"이 바로 그 선택에 관한 이야기야. "브레이킹 배드"의 범죄자 뒤치다꺼리 전문 변호사 "사울 굿맨"을 기억하니? 월터-제시 커플의 아마추어적인 범죄행각에 프로의 향기를 끼얹어주신 고마운 분 말이야. 싸구려 사기꾼 냄새가 풀풀나지만 어쩐지 충직한 면도 있어서 꽤나 호감 캐릭터였잖아. "베터 콜 사울"은 시시한 사기꾼 "미꾸라지 지미"가 나름 멀쩡한 변호사 "지미 M. 맥길"이 되려 안간힘을 쓰다가, 결국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악덕 변호사 "사울 굿맨"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어.

범죄 컨설팅 전문 변호사 사울 굿맨

"베터 콜 사울"은 "브배"타임라인 이전의 "지미 맥길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되고있지만 "브배" 이후의 "사울 굿맨 이야기"도 간간히 들어가있어. 묘하게도 과거는 선명한 컬러로 현재는 차가운 흑백화면으로 연출하고 있더라고. 언젠가는 "브레이킹 배드" 시점의 이야기도 다루어 질 거라더라. 어쩌면 제시 핑크맨이나 월터 화이트를 다시 볼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왼쪽이 현재 오른쪽이 과거

처음에 "베터 콜 사울"이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반신반의했던 것도 사실이야. "브배"에서 조금 코믹하게 그려졌던 사울 굿맨 캐릭터아니겠니? 그래서 가벼운 터치의 사기꾼 변호사 이야기정도 아닐까 싶었는데, 이건 웬걸, "브레이킹 배드2"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어. 선한 인간이 내재한 악에 잠식당해 망가진다는 큰 틀은 브레이킹 배드와 비슷한데, 월터가 첫 에피에서부터 악인의 길에 들어서놓고 시리즈 마지막회가 되어서야 자신의 정체를 겨우 시인했다면, 사울 굿맨은 "사기꾼"과 "변호사"라는 정체성 사이에서 혼란스러워 하고 있어. 뭐 결국은 "사기꾼 변호사"가 된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지만 말이야. 시리즈 내내 대악마짓을 하면서도 자신을 "책임감있는 가장"으로 여겼던 월터 화이트가 "위선의 화신"이었다면 대체로 선량한 모습으로 그려지지만 자신의 정체성이 "사기꾼"이라 생각하는 지미 맥길은 "위악의 화신"이라고 볼 수 있겠지. 

지미에 대한 관점이 양극단인 친형 찰스"척"맥길과 친구 킴 웩슬러

브배 졸업생들이 사울 굿맨만 있는 건 아냐. 더불어 매력만점 터프할배 마이크도 주요인물로 나오고 있지. 노련하고 현명한 거스의 "어깨"말이야. "지미 맥길"이 아직 "사울 굿맨"이 되지 않은 이상, 흥미진진한 어둠의 세계 이야기는 이 할배가 책임지고 있어. 느릿느릿한 말투도, 액션도 멋지구리하단다. 이 외에도 등장인물은 물론, 소품이나 장소를 통해서 브레이킹 배드와의 접점을 유지하고 있어서 숨은그림찾기하는 재미도 깨알같단다.

이를 테면 이런 거 말이지

1시즌은 진즉에 끝났고 벌써 2시즌 두번째 에피소드가 방영됐어. 1시즌의 대악당에게서 겨우 빠져나온 "지미 맥길"이 2시즌의 대악당 밑으로 들어갔으니 곧 "사울 굿맨"으로 변신하지 않을까? ㅋㅋ 기대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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