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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NETFLIX DIARY

[NETFLIX Diary] the 100




2016년 2월 3일 날씨 때대로 구름

 

Dear Diary, 오늘도 영어덜트야. 그것도 CW의 영어덜트. 멀끔한 배우들 나와서, 3,40대 아저씨들이 생각하는 "요즘 젊은 애들이 듣는 음악"들을 배경에 깔고, 모든 캐스트들이 돌려가며 짝짓기를 하는 CW의 드라마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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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W의 SF드라마 "the 100"

 

CW드라마를 볼 때는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두어야 해. 남자와 여자가 투샷 잡히는 순간, 느닷없이 쪽쪽빨며 뒹굴뒹굴하게 될 확률이 높거든. 물론 동성끼리도 방심해서는 안 된단다. 조금이라도 케미가 생긴다 싶으면 여지없거든. 대체 왜 자꾸 집어넣는지 모를 단정한 베드신(단정하게 가릴 것 다 가리고 벌이는 베드신있잖아.)과 미친여인 널뛰듯 오락가락하는 캐릭터들을 감수할 준비가 됐다면 CW드라마를 감상할 준비가 완료된 셈이야. 


플래시나 애로우같은 히어로물은 안 그럴 거 같지?

 

CW 까느라 정작 "the 100" 이야기를 못하네. 헐리우드 작가들 상상력이 바닥난지 오래잖아. 얘도 원래 SF 영어덜트 소설이었대. 핵폭발로 멸망한 인류가 어쩌고저쩌고 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물이야. 그래 우리가 맨날 그렇지 뭐 서로 핵이나 쏘다가 폭망했어. 암튼 핵전쟁으로 인류가 싹 갈려나가고도 97년이 지난 미래가 "the 100"의 배경이야. 당시 지구궤도를 돌고 있었던 12개의 우주 정거장이 하나로 뭉쳐 "방주(the ark)"를 만들었고, 이 곳에서 한 줌 남은 인류들이 살아왔대. '배틀스타 갈락티카'생각나지 않니? 좀 진부한 기독교 레퍼런스도 비슷하고 말이야. 


요것이 인류 최후의 희망인 줄 알았던 "방주the Ark"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종의 명맥을 유지하려다보니 "방주"의 생활은 무지하게 엄격해서 웬만한 범죄는 다 "부유형"이야. 걍 우주로 날려버리는 거지. 그래도 미성년자들은 일단 가뒀다가 성인이 된 뒤 재심을 하게 돼. 이 소년범들 중 100명이 모르모트가 되어 오염된 지구로 투하되지. 거주가능 여부를 확인하려고 말이야. 방주는 생명유지장치가 망가져버려 몇 달 안에 기능을 상실하게 되거든. 이제 인류가 살 길은 오염된 고향으로 되돌아가는 것 뿐이야. 

 

방주에서 돌아가며 수상 해먹는 어른 3인방들

 

반항적인 미성년자 100명이 어른들 없는 세계에서 자기들만의 사회를 만들어나간다니. 얼마나 영어덜트하니! 아니나 다를까, 주인공은 역시 일진남,쿨가이,모범생을 공전궤도에 두고 있는, "자기주도적인 10대 여성"이야. 뭐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솔직히 너무 똑같으면 지겹잖아?

 

니가 캔디니? 다 너만 좋아하게?! 

 

암튼지간에 지구표면에서는 "파리대왕"이, 지구 저궤도에서는 "배틀스타 갈락티카"가 벌어지게 된단다. 얘기가 진행이 되다보면 지구에 여전히 많은 인간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돼. 97년밖에 안되는 시간동안 몇세기는 쌓인듯한 문화를 가진 종족들이 많이도 생겼더군. 이것도 영어덜트의 전형적인 특징이야. 시간개념의 인플레이션이라고나 할까? 하긴 뭐 사귄 지 10일을 기념하고, 30살만 되어도 노인네라 생각하는 시청자들을 상대해야하니까 할 수 없지. 

 

우드클랜의 사령관인 렉사

 

암튼 오랜만에 CW미드를 재밌게 봤어. 지금까지 욕만 하다가 왜 엉뚱한 소리냐고? 말했잖아. CW관람 모드로 바꾸고 시청하라고. 그럼 재밌게 볼 수 있어. 캐릭터들에 감정이입도 잘 되고, 뜬금없는 러브라인도 납득할 수 있지. 캐스트들은 대체로 신인급이지만 어디선가 본듯한 얼굴이 많아. 묘하게도 기성배우들이 연상되는 캐스팅이 많더라고. 이건 줄리아 스타일즈잖아! 티모시 올리폰트잖아! 헐... 칼리시!이러면서 봤다니깐 ㅋㅋ  


비교적 초반에 커플링하는 핀과 클라크

 

the 100을 한줄로 설명한다면 배갈+워킹데드의 10대버전이라고 할 수 있어. 재밌게 볼 수 있는 준비가 됐다면 재밌게 볼 수 있을 거야. :-) 넷플릭스의 공짜 한달도 이제 3일밖에 안 남았네ㅋ 다음은 뭘로 달려야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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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 that b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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